아픈 강아지와 함께하면서 새삼 놀랐던 것 중에 하나가 강아지도 사람과 같은 질병을 앓는다는 것 이었습니다. 그렇게 뇌수막염 치료를 이어가다 어느 날 갑자기 인지장애 증후군, 강아지 치매가 찾아옵니다. 오늘은 강아지 치매 인지장애 증후군 증상과 관리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뇌수막염 후유증으로 찾아온 강아지 치매
갑작스럽게 강아지가 경련과 발작을 하고 육아종성 뇌수막염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항암치료와 스테로이드를 약물치료를 병행하다 4개월쯤 지났을까 잘 이겨내던 녀석에게 새로운 증상이 발견되었습니다.
증상이 발현되기 며칠 전부터 배변을 아무 곳에나 보기도 하고 심지어 밟기도 하고, 누군가 외출했다가 돌아오는 소리가 들리면 중문 앞으로 다다다 달려 나왔던 아이인데 피곤한 듯이 자주 누워 있고 평소 잘 가지 않던 장소로 숨거나 도망가고 있었습니다.
위와 같은 증상을 처음엔 한 두 번 보이더니 급기야 거실에 배변하고 그 위를 미끄러져 구르다가, 밟은 다리로 이곳저곳을 정처 없이 휘저으며 다닙니다. 마치 무엇이라도 본 것 마냥 달리다가 멈추고, 한 곳을 응시하더니 빙글빙글 돕니다.
배변으로 가득한 거실과 주방, 복도 위를 오가는 강아지를 보며 “혹시…?” 하는 마음이 들어 인터넷 검색을 합니다.
검색으로 확인된 강아지 치매 증상을 지금 이 녀석이 하나도 빠짐 없이 하고 있었습니다.
강아지 치매 증상
세상에 맙소사… 뇌수막염도 놀라운데 치매라니 😢 처음에 증상을 보일 땐 설마 설마 했는데 하루 이틀 지나니 급격하게 상태가 나빠지기 시작했습니다. 더 안타까운 건 치매, 인지장애 증후군과 함께 급격하게 시력 저하도 시작되었다는 것입니다.
치매 상태 확인하고 대략 2주 후 양쪽 시력까지 잃게 되었습니다. 앞을 아이에 보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1. 배변을 가리지 못함
평소 깔끔한 성격인지라 왼쪽 다리 신경이 돌아오지 않아 걸을 힘이 없을 때도 배변판까지 올라가 볼일을 봤던 아이인데 아무 곳에다 용변을 보기 시작합니다. 대변 소변 가리지 않으며 매트, 거실 바닥, 화장실, 쿠션 등 가리지 않습니다.
조절 능력도 저하되었는지 움직이며 소변을 보기도 합니다.
2. 식분증
말로만 듣고 글로만 읽었던 식분증. 대변을 본 후 대변에서 나는 냄새를 킁킁 맡고 혓바닥으로 날름 합니다. 잠깐 한 눈 판 사이에 대변을 보고 주둥이 근방에 하얀 털에 대변을 잔뜩 묻힌 채 돌아다니기도 했습니다.
3. 서클링
같은 자리에서 계속 돕니다. 왼쪽 신경도 온전치 못한 아이가 돌다가 넘어집니다. 넘어지면 바로 일어서지도 못합니다. 밤에 특히 서클링 현상이 심해집니다. 잠도 들지 못하고 돌다가 넘어지기를 수십번. 지친 건지 겨우 잠이 듭니다.
4. 방향 감각 상실
서클링과 비슷하게 쉬거나 눕지 않고 계속 움직입니다. 평소 가지 않던 공간까지 찾아 들어갑니다. 이때 시력 저하가 같이 시작이 된 건지 소파 옆, 문이 조금 열린 방안, 화장실 등에 들어가면 길을 잃고 나오지 못합니다. 벽이나 의자 다리 등에 자주 부딪히고 대처 능력도 떨어지는지 일전엔 쇼파 테이블에 머리가 끼어서 낑낑거리는 것을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산책하러 나가면 꼼짝하지 못하고 자리에 서 있습니다.
5. 가족을 알아보지 못함
가족을 알아보지 못합니다. 보이지 않아도 냄새나 기억이 날 텐데 전혀 알아보지 못하는 모양새입니다. 경계하고 사람이 없는 곳으로 이동해 숨는 일이 많아집니다. 어느 날은 집안에서 보이지 않아 한참 찾았는데 알고 보니 평소 가지 않던 화장실 변기 옆에 웅크리고 앉아있었습니다.
6. 입질
평소엔 엄청 순한 아이여서 강아지들이 좋아하는 터그놀이나 인형도 관심 없는 아이였습니다. 사람을 너무 좋아해서 귀엽다고 쓰다듬어도 짖는 적 없이 가만히 턱을 내주고, 미용해주는 선생님도 순해서 미용이 수월한 친구라고 할 정도로 온순한 아이였는데, 입질을 하기 시작합니다.
눈이 안 보이는 상태에서 식욕만 왕성해진 탓에 모든 걸 입으로 확인하는 데 힘을 조절하지 못하는 느낌입니다. 착각해서 걸어 다니는 둘째 아이 뒤꿈치를 물려고 하거나 배변 닦는 엄마의 팔을 먹는 것으로 오인하고 입을 내밉니다.
우리 강아지는 그렇게 다른 강아지가 되어버렸습니다.
강아지 치매 대처와 관리 방법
심지어 노견도 아닌데 치매, 인지장애 증후군이 찾아온 이유는 아마도 뇌 관련 신경계 질환 후유증이 아닐까 싶습니다. 주치의 선생님도 이 증상만은 아니길 바랐는데 하는 마음으로 안타까워하시며 복용 약을 일부 변경 처방 해주셨습니다.
치매 진단을 위한 자가 체크 리스트에서는 높은 점수로 치매임을 확인했습니다. 대부분의 항목이 우리 강아지에게 해당이 되었구요.
제다큐어 – 인지능력 개선 약 복용
사실 치매 이전부터 제다큐어를 복용하고 있었습니다. 제다큐어는 인지장애 증후군에 걸린 반려견의 뇌에서 나타나는 산화에 따른 스트레스와 염증을 효과적으로 제거해 인지장애 증후군을 치료하는 신약입니다. 가격은 8만 ~ 13만원까지 병원마다 다르고 진단을 확인해야 판매하는 의약품입니다.
한 팩에 30정 들어있고, 주치의의 복용 지도에 따라 아침저녁으로 2정씩 먹였습니다. 안 그래도 약이 많았는데 더 추가가 되었죠. 효과는… 있는 듯 없는 듯… 치매가 악화되어 버린 요즘 정말 효과가 있을까 생각이 드는 약품입니다. 반면에 이거라도 먹어서 괜찮은가 싶기도 하구요.

뇌수막염 복용약 변경
치매 증상이 본격화되고 뇌수막염 치료에 사용되었던 약물을 일부 변경했습니다. 산디뮨과 스테로이드는 유지하고 밤에는 아이가 잠을 좀 잘 수 있도록 안정제류가 추가되었다고 했습니다. 약이 어떻게 변경되었는지 자세히 모르지만 변경된 약 복용 후 서클링 증상이 없어지고 다리 신경이 돌아온 건지 가끔 폴짝 뛰는 모습을 보기도 합니다.
스테로이드 장기 복용으로 근육 손실이 걱정되는데 안그래도 기운 없는 아이가 내내 누워 생활합니다. 😢 그래도 밤에 헛것 본 것처럼 움직인다거나 서클링하느냐 힘쓰는 모습이 사라지니 좀 괜찮습니다.
부딪힘 사고, 충격 방지
집안 곳곳에 은박 쿠션을 둘러놓았습니다. 특히 강아지의 주요 동선과 눈높이를 맞춰 의자 다리, 모서리 등에 부착해 두었습니다. 인테리어, 미관보다 우리 강아지 충격 흡수가 더 중요합니다.
지인에게 강아지 서클링 하는 강아지 전용 충격 방지 아이템이 있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마음에 드는 상품을 발견하지 못해 아직도 써칭중입니다.

기저귀, 울타리…?
배변을 아무 곳이나 하는 바람에 초기엔 울타리에 두고 잠시 외출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울타리는 사용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일단 보이지도 않아 울타리에 쿵쿵 부딪히는데 좁은 자리에서 계속 부딪히는 게 엄청난 스트레스인가 봅니다. 잠시 잠잠했던 서클링 증상을 온몸에 배변을 묻힌채로 하고 있습니다. 내가 고생을 좀 하더라도 강아지가 지내는 동안 최대한 스트레스는 없게 해주고 싶어 울타리는 사용하지 않기로 합니다. 기저귀도 같은 이유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시공 매트 사이 사이에 스며든 소변을 닦을땐 좀 현타가 오지만, 강아지가 우리가 함께할 동안만이라도 이 매트가 제 기능과 모양을 해주길 바라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산책은 자제
안 그래도 면역과 더위 때문에 산책을 자제하는 중이었는데 눈이 전혀 보이지 않게 된 후로는 직접 걷는 산책은 하지 않습니다. 무서운지 꼼짝도 못 하고 얼음처럼 서 있기만 해서 산책은 선선할 때 안거나, 개모차를 타고 바람만 쐬는 정도로 하고 있습니다.
나가면 배변부터 하던 아이였는데 그것도 까먹었나 봐요.
그저 하루하루 건강하고 무사히 보내기를 희망하는 요즘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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