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월 갑작스러운 발작과 경련을 시작으로 강아지의 투병이 시작되었는데요, 진단 받은 병명은 육아종성 뇌수막염 이었습니다. MRI를 통해 육아종성 뇌수막염 진단받은 경험과 뇌수막염의 종류, 그리고 이후 발현된 증상은 어땠는지 최근의 기억을 떠올려 기록해봅니다.

MRI 촬영으로만 확인 가능
혈액 검사, 엑스레이 촬영으로도 증상 원인을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해서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MRI 촬영을 위해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으로 이동했습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이지만 반려동물을 위한 MRI 촬영 장비를 갖춘 병원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다행히 병원이 거주지 근처라 예약을 잡고 긴급히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바들바들 떨며 품에 안긴 강아지를 의료진에게 넘겨주고 바로 촬영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강아지는 다시 한번 혈액 검사와 기본 엑스레이 촬영을 위해 입원 수속이 진행되었고, 전 강아지 MRI 촬영 동의서 작성 후 대기했습니다.
강아지를 비롯한 반려동물의 MRI 촬영은 전신마취가 필요합니다. 사람처럼 기계 안에 가만히 있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대략 촬영 시간은 1시간 정도 진행된 것 같습니다. 강아지의 머리엔 촬영을 위해 자그마한 땜빵이 생겼습니다. 🥲

MRI 촬영 비용은 75만원, 반려동물 크기와 촬영 부위에 따라 가격이 다른 것 같습니다. 소형견에 두부 촬영으로 단순 촬영 비용만 이 정도였고 당일 혈액 검사, 입원비, 뇌척수액 검사, 혈관 주사, 약제비, 항암 치료 비용 등을 추가로 결제했습니다.
뇌척수액 검사란?
일단 MRI 촬영으로 뇌수막염 진단은 받았고, 뇌에 가득 찬 염증세포의 주종은 무엇인지, 염증을 일으키는 감염원은 무엇인지 알기 위해 뇌척수액 검사를 의뢰합니다. 뇌척수액 검사는 해당 병원에서 바로 진행하지 못하고 타 기관에 전달해 검사 결과를 전달받게 됩니다. 대략 4일 정도 걸려 검사 결과를 받은 것으로 기억합니다.
뇌척수액 검사로 육아종성 뇌수막염인지 괴사성 뇌수막염인지 확인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뇌수막염의 종류 – 육아종성 & 괴사성
뇌수막염의 타입이 육아종성 뇌수막염인지 괴사성 뇌수막염인지에 따라 치료 방법도 다르고 치료율, 예후가 다르기에 해당 검사는 아주 중요합니다. 하지만 타입만 알 수 있을 뿐 조직검사까지는 불가능하기에 예후가 비교적 좋다는 육아종성 뇌수막염인 경우에도 그저 ‘원인을 알 수 없는 뇌수막염’이라는 진단명만 받게 됩니다.
대체 이렇게까지 검사를 했는데 왜 원인을 알 수 없다는 건지 처음엔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후 관련 질병으로 정보를 찾다 보니 지금까지의 검사와 진단이 최선이었고 그나마 희망이 있는 육아종성 뇌수막염이라는 걸 알게 된 것만으로도 다행이라 생각되었습니다.
가족 같은 반려동물을 위해 치료할 수 있다는 희망과 그 방법을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이 있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온 가족이 강아지가 첫 경련 하고 3~4일 동안 별 상상을 다 하며 눈물 콧물 다 흘리다가 그래도 ‘희망적’ 소리를 듣고 다행이라며 기뻐했던 그 순간이 잊히지 않습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뇌수막염의 종류는 크게 비감염성과 감염성으로 나뉜다고 합니다. 공통으로 소형견, 2~6세 근방에 발병이 자주 됩니다. 우리 강아지 역시 5세에 발병되었습니다.
육아종성 뇌수막염: 중추신경계가 면역을 담당하는 세포에 의해 공격받아 염증이 생긴 상태를 말하며 별다른 감염의 원인이 없고(알 수 없고) 유전, 자가면역 등으로만 의심할 뿐입니다. 보행, 시력 등 신경계 증상이 나타났고 면역억제제와 스테로이드, 항암치료를 병행하며 맞는 치료 방법을 찾아 치료합니다.
괴사성 뇌수막염에 비해 예후가 좋은 편으로 2년 이상 치료를 병행하며 지내는 강아지들의 후기도 많이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괴사성 뇌수막염: 감염성 뇌수막염이라고도 불리며 바이러스, 곰팡이, 세균 등의 원인이 되어 발병됩니다. 증상 진행이 빠르고 약물 치료가 가능하지만 재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뇌수막염의 기대 수명이 짧은 것으로 알려진 것은 예후가 좋지 않은 괴사성 뇌수막염의 사례가 포함되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림프구 뇌수막염이라는 종류가 더 있는 것 같은데 자세히 병명을 알 수 없을뿐더러 일단 약에 반응을 보이고 경련이 관리됨에 따라 ‘원인을 알 수 없는 뇌수막염’ = ‘육아종성 뇌수막염’으로 잠정 진단 후 치료하고 있습니다.
육아종성 뇌수막염 – 지금까지 증상
앞서 말한 경련과 발작 증세를 시작으로 뇌수막염 진단을 받은 후 다양한 증상이 이어졌습니다. 아무래도 염증이 신경을 건들다 보니 신경과 관련된 증상이 주로 발현되었는데, 주 증상은 아래와 같습니다.
- 발작 증상:
주둥이 주변 틱을 시작으로 페달링 증상, 강직, 온몸에 힘을 풀고 침과 거품을 물며 하는 발작까지 첫 증상이 발견되고 하루 만에 모든 발작을 경험했습니다. - 안구진탕:
병원에 입원 후 가까스로 경련과 발작을 잡은 후 안구진탕 증세를 보였습니다. 오른쪽 안구에서 확인되었습니다. - 마비:
한동안 왼쪽에 모든 신경이 마비되었습니다. 왼쪽에서 불러도 쳐다보지 못하고, 오른쪽으로 크게 돌아 왼쪽을 확인하곤 했습니다. 왼 다리를 절고, 왼쪽 눈도 시력을 많이 잃었습니다. - 배변 후 처리 변화:
암컷임에도 불구하고 털에 소변 묻어나는 걸 싫어해 한쪽 다리를 번쩍 들고 일을 보던 아이였는데, 왼쪽 다리가 마비된 후부터는 소변본 후 근방의 털에 소변이 많이 묻어나거나, 소변을 완벽히 보지 못해 뚝뚝 떨어뜨리고 다니곤 했습니다.
더 안쓰러운 점은 대변 후 다리에 힘이 없어 주저앉아 엉덩이와 다리가 엉망이었죠. 한동안 스테로이드를 비롯해 처방 약을 많이 먹을 때 묽은 변을 자주 봤는지 입원 중 항문 부위가 짓무르기도 했습니다. - 더위, 헥헥거림, 혓바닥 내밈:
쉽게 체온이 올라 더위를 잘 탑니다. 또한 조금만 긴장하더라도 왼쪽으로 혀를 내밀고 헥헥 거리는데, 보통때와는 다르게 혓바닥을 아주 길게 내려뜨려 헥헥 거립니다.

- 인지장애:
처음엔 몸이 아파서 그랬거니 했습니다. 가족들이 불러도 전혀 오지 않아요. 시간이 좀 지난 후 알게 되었습니다. 가족을… 기억하지 못해요. 움직이지 않는 다리를 끌고 배변 패드에 얼굴이라도 묻고 배변 보던 아이가 한순간 아무 곳에나 볼일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자주 가던 산책길도 기억이 나지 않는지 한 발자국도 떼지 못했습니다. - 서클링:
인지장애가 시작되면서 밤마다 거실에서 한 곳을 응시하며 서 있다던지 빙글빙글 돌면서 발작 증상까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점점 주기가 짧아지기 시작해 하루에 3번까지 서클링 발작하기도 했습니다. - 시력 저하:
언제부턴가 앞이 보이지 않는지 집안에 모든 물건에 머리를 쿵쿵 부딪히기 시작합니다. 식사 시간에도 사료 그릇을 툭툭 쳐주면 소리를 듣고 달려와 식사를 합니다. 더운 여름 헥헥 거릴 때 안고서 물 그릇 앞으로 옮겨 주면 그때야 물을 먹습니다. - 입질:
우리 강아지는 정말 순한 친구였습니다. 벨이 울려서 누군가 오는 소리가 아니면 짓지도 않고, 장난감으로 터그놀이를 할 줄도 모르고 관심도 없습니다. 산책하다 만나는 강아지는 본체만채, 그저 사람만 좋아하는 온순한 강아지였습니다.
그런 아이가 눈이 보이지 않고 식욕만 왕성하다 보니 일단 주둥이를 들이밀고 무는 시늉을 합니다. 다른 강아지의 입질과는 다른 점은 공격성은 없습니다. 물어뜯으려고 하는 입질이 아니라 정말 먹는 것 인줄 알고 주둥이를 들이댄다는 것입니다.
간식을 줄 때, 바닥에 흘린 소변을 닦을 때, 앞에 팔랑거리는 물건(인형, 키링 등)이 있을 때 입질합니다. 어른은 조심하면 크게 문제가 될 것이 없지만 근래의 문제는 걸어 다니는 둘째 아이의 발 뒤꿈치를 먹는 것으로 착각했는지 몇 번 물기 시작했습니다.
작성하면서도 너무 슬프네요…
지금 우리 아이에겐 식욕만 남아 있습니다. 😢

* 최대한 아이가 겪은 내용과 함께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작성하려고 노력했으나, 결국은 글이 의식의 흐름 따라 써내려 가게 되었습니다. 작성한 날짜를 기준으로 우리 강아지는 6개월째 치료 중입니다. 사이에 마음이 가라앉은 줄 알았는데 작성하면서 떠올리다 보니 한 글자 한 글자 울컥하게 됩니다. 글이 다소 두서가 없더라도 이해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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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마음 고생이 심하셨을까요. 글을 읽는 내내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ㅠㅠ병간호를 지극 정성해주신 보호자님도 대단하시고, 힘들었을 아이도 생각하니 마음이 아픕니다. 저희 강아지도 지금 병과 싸움 중에 증상을 찾다 이 글을 읽게 되었어요. 스테로이드 복용으로 배가 많이 부르고, 잘 걷지를 못합니다. 아픈 강아지들이 하루 빨리 호전되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
아픈 아이가 없으면 좋겠어요. 이불이님도 지치지 않고, 무엇보다 아이가 아픔을 이겨내길 바랍니다!